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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북아프리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라이벌 무장세력 간 충돌로 최소 32명이 숨지고 159명이 다쳤다고 현지 보건부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밤새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여러 차례의 큰 폭발음이 도시 전역을 뒤흔들었다. 소셜미디어(SNS)에 떠도는 사진과 영상에는 주택 수십 채가 파괴되고 차량 여러 대가 박살나고 불에 타는 장면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유엔이 지원하는 국민통합정부(GNU)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무장정파들이 트리폴리 서쪽 27번 게이트와 남쪽 젭스 게이트에 집결하던 중 한 무장단체가 지나가던 호송차를 향해 무작위 발포를 시작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2011년 이후 여러 갈래의 무장 정파로 분열했고, 지난 2014년부터는 동서로 나뉘어 내전을 벌이다 2020년 유엔 중재로 휴전 중이다.
서부의 통합정부는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가 이끌고 있으며, 동부에는 의회의 지지를 받는 파티 바샤가 전 내무장관의 동부 정부가 위치한다.
이번 충돌과 관련해 서부 통합정부 측은 동부 정부가 평화를 위한 협상에서 손을 떼면서 전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샤가 정부는 성명을 내고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서부 정부에 제안한 것들을 드베이바 총리가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유엔 리비아대표부는 양측을 향해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무차별 포격을 중단하고 적대행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유엔은 지난해 2월 정치대화 포럼에서 드베이바 총리를 리비아 전역을 통치할 임시 수반으로 지명했으나, 같은해 12월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가 투표를 둘러싼 갈등 속에 파행됐다.
올해 2월 동부 의회는 바샤가 전 장관을 새 총리로 지명했으나 드베이바 총리는 의회가 본인을 대리할 권리가 없다면서 국가 수반이 선출된 이후에야 사임하겠다고 버텨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