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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이어 네덜란드가 석탄발전 의존도를 높이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스위기 1단계를 선포한 네덜란드는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환경문제를 이유로 석탄 발전을 35%까지 줄였지만, 2024년까지는 석탄발전소를 다시 최대한 가동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아낀 가스를 겨울용으로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로프 예턴 에너지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에서 유럽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총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면서 "네덜란드와 유럽 전체가 대응책을 실시하지 않으면 겨울에 대비해 충분한 가스를 비축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는 또 대기업이 천연가스 사용을 줄일 경우 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 주민들과 기업들이 가스를 절약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앞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석탄 화력발전을 재개하고 나섰다.
독일 경제부는 전날 전력 소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을 대비해 석탄 화력발전소 재가동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에너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업의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가스 경매 제도를 도입하고 가스 소비를 줄이는 기업에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올해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절대적 우선순위"라며 "이번 특별법을 통해 올해 12월까지 가스 저장시설의 90%를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석탄 사용에 대한 법률은 다음 달 8일 독일 연방 상원에서 승인될 예정"이라며 "이 조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이 마련됐을 것으로 기대되는 2024년 3월 31일에 만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스트리아 정부도 폐쇄한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는 국가 가스 공급의 80%를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재가동 대상은 남부도시 멜라흐에 있는 발전소로 오스트리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2020년 봄에 문을 닫은 뒤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비상시 필요한 경우 석탄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국가의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유럽 각국의 긴급 조치는 지난 14일 러시아가 서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가동능력을 감축한 가운데 나온 궁여지책이다.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공급량을 40% 줄이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이튿날인 15일에 33% 더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량은 기존 1억6700만㎥에서 현재 6700만㎥로 60% 가까이 줄었다.
가스프롬은 독일 지멘스 에너지에 정비를 맡긴 가스터빈을 돌려받지 못해 가스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럽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