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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마다 쪼개기 계약으로 2년을”…기간제 사서만 쓰는 도서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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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창일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3-12-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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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원(가명)씨는 대학 문헌정보학과 1학년생 때 도서관에 찾아가 자원봉사를 했다. 어쩌면 미래의 일터! 전공 선생들은 현장을 경험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가보라 했다. 학기가 바뀌고 8시간 자원봉사에 활동비 1만1000원을 받았다. 학년이 오르고는 도서관 알바생이 되었다. 주말에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 채용공고에 문헌정보학과 전공자와 도서관 관련 경험자를 우대한댔다. 메원씨가 딱 맞았다.

도서관까지 파고든 초단기 근로

하지만 1주 14시간 근무는, 단 1시간 차이로 15시간 미만 초단기 근로가 돼 주휴수당도 없고, 4대 보험도 없고(산재보험만 가능), 연차도 없고, 퇴직급여도 없고, 무기계약직 전환 기회도 없다. 이때는 이런 내용을 잘 몰랐고, 바깥 다른 일자리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메원씨는 그나마 익숙한 도서관에 머물렀다. 3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하며 한군데 도서관에서 2년 넘게 일했다.

“현장을 파악하는 데에 아무래도 도움이 됐죠. 위계질서를 포함해서요. 도서관에는 대충 이런 계급이 있고, 사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이렇게 나뉘는구나, 이런 거요. 놀라지는 않았어요. 하하하. 어차피 여기 말고도 다른 데서도 그럴 텐데요.”

메원씨는 2급 정사서 자격을 갖추고 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접고 사회인으로 생업을 찾아 나섰다. 학생 때 본 대로 정규직 일자리는 드물었다. 도서관 연관 단체에서 사무를 보았다. 9개월 기간제였다.

기간제 노동은 노동자가 쉬고 싶지 않아도 쉬어야만 하는, 공백기를 떠안긴다. 계약 만료 뒤부터 곧바로 채용공고를 수소문하고 서류를 넣고 발표를 기다리고 1차 합격하면 2차 면접 보기를 10여차례, 메원씨는 석달 걸려 두번째 일자리를 얻었다.

끝이 정해진 출퇴근길

“지금 일하는 곳은 구립도서관이에요. 자료실에서 도서 대출과 반납, 민원 응대, 서가 정리와 장서 점검 업무를 봐요. 개관 연장 사서라고, 나는 야간 근무자예요. 주말 하루는 주간에 일하고, 평일 나흘은 낮 1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죠.”

저녁 6시, 이때부터는 메원씨 혼자 자료실에 붙박여 한 층 전체를 책임진다. 통근 거리가 있어 퇴근해 집에 돌아와 한숨 돌리면 금방 자정이다. 메원씨가 저녁형 사람인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이 출퇴근길은 올해 12월31일로 이미 그 끝이 정해져 있다.

‘국민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사서 등 전문 인력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그간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 지원사업’을 해왔다. 그런데 전국 공공도서관 540여관에서 이 일을 수행하는 개관시간 연장 사서 1400여명은 정규직이 아니다. ‘중규직’이라 하는 무기계약직도 아니다. 비정규직 기간제 사서다.

메원씨의 계약 기간은 10개월, 세전 190여만원 임금 외 식비나 수당은 없다. 계약 기간은 도서관마다 다른데, 채용공고를 보면 대부분 메원씨보다 더 짧거나 길어도 1년 미만이다. 그래서 퇴직금이 없다. 지자체에 따라 1년을 공고한 곳도 있는 걸 보면 1년 미만 계약을 당연하게 볼 게 아니다. 1년 이상을 넘어 정규직도 불가능할 게 아니다.

개관시간 연장 지원사업은 최근 일이 아니다. ‘단년도 계속사업’으로 2007년부터 시작해 ‘상시·지속적인 업무로 운영되어왔으며, 일정한 자격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 지침으로도 ‘정규직 전환 대상 포함 가능 사업’(‘공공부문 2단계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2018)이라 했는데, 아직 안 이루어졌다. 이 사업 시작 첫해에 메원씨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이제 청년이 되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그 자리로 출근한다.

후략


전문 기사 http://n.news.naver.com/article/028/000259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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